기어이 사랑이라 부르는 기억들 그해 여름에 비 많이 내렸고 빗 속에서 나무와 짐승들이 비린내를 풍겼다 비에 젖어서, 산 것들의 몸 냄새가 몸 밖으로 번져나오던 그 여름에 당신의 소매 없는 블라우스 아래로 당신의 흰 팔이 드러났고 푸른 정맥 한줄기가 살갗 위를 흐르고 있었다 당신의 정맥에서는새벽안개의 냄새가 날 듯했고 당신의 정맥의 푸른 색은 낯선 시간의 빛깔이었다 당신의 정맥은 당신의 몸속의먼곳을향했고 그정맥의 저쪽은깊어서 보이지않았다 당신의 정맥이 숨어드는 죽지 밑에서 겨드랑 살은 접히고 포개져서 작은 골을 이루고 있었다 당신이 찻잔을 잡느라고, 책갈피를 넘기느라고,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느라고, 자동차 스틱기어를 당기느라고 또는 웃는 입을 가리느라고 팔을 움직일때 마다 당신의 겨드랑 골은 열리고 또 닫혀서 때때로 그 안쪽이 들여다보일.. 더보기 이전 1 ··· 24 25 26 27 28 29 30 ··· 24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