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을 행하다는 것은 적어도 선한 게 뭔지 감은 잡고 있는 거야.
깊은 내면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보여지는 것만큼 훌륭하지 못하다는 걸 알아.
의식하든 안하든 말이야.
그래서 고모는 그런 사람들 안 싫어해.
죽는 날까지 자기 자신 이외에 아무에게도 자기가 위선자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
그건 성공한 인생이라고도 생각해.
고모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 위악을 떠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어느 정도는 선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위악을 떠는 그 순간에도 남들이 실은 자기들의 속마음이 착하다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래.
그 사람들은 실은 위선자들보다 더 교만하고 더 가엷어…
그리고 고모가 그것보다 더 싫어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에 아무 기준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모든 것이 상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남들은 남들이고 나는 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물론 그럴 때도 많지만 한가지만은 안돼.
사람의 생명은 소중한 거라는 걸, 그걸 놓치면 우리 모두 함께 죽어.
그리고 그게 뭐라도 죽음은 좋지 않은 거야…
살고자 하는 건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에 새겨진 어쩔 수 없는 본능과 같은 건데,
죽고 싶다는 말은,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거고,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은 다시 거꾸로 뒤집으면 잘 살고 싶다는 거고…
그러니까 우리는 죽고 싶다는 말 대신 잘 살고 싶다고 말해야 돼.
죽음에 대해 말하지 말아야 하는 건,
생명이라는 말의 뜻이 살아 있으라는 명령이기 때문이야…"
'Free & Speculat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련(睡蓮) (6) | 2007.04.19 |
---|---|
말을 바르게 사용하라. (7) | 2007.04.12 |
고사성어 ㅣ 故事成語 (四字成語) (2) | 2007.04.07 |
욕심.... (6) | 2007.04.05 |
고개를 꺾고 뒤돌아 보는 새는, 이미 죽은 새다 - 류시화 (0) | 2007.04.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