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자가

 

 

 

 

 

 

사랑하는 남자가 말이 많으면 조용히 내 귀를 막으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넘 푼수라면 내가 간간히 꼬집어 주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가까이 있다면 맨날 맨날 담배를 분질러 주고
사랑하는 남자가 멀리 있으면 조석으로 전화해서 담배 끊으라고 하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마마보이면 미치겠다고 윽박지르고
사랑하는 남자가 넘 어리숙하면 내가 일처리 다하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넘 똑똑해 머리 아플때 내가 단순하게 조신해지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키가 크면 앗싸~ 맘껏 하이힐 신으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키가 작으면 키높이 구두를 사주고, 나는 맨발로 다니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비엠더블유면 매일매일 드라이브 하자고 하고
사랑하는 남자가 차가 없으면 그 까이꺼~뚜벅이가 되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재벌가 아들이면 횡재한 거고
사랑하는 남자가 가난뱅이면 눈 딱감고 내진을 한다 속은 어떤지...
사랑하는 남자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샌드백 하나 사주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스트레스 팍팍 주면 쓰러질 때까지그 넘 배를 치면 된다 -.-;;
사랑하는 남자가 눈물을 흘릴때엔 조용히 안아주며 함께 울어준다
사랑하는 남자가 실의에 빠지면, 엄지 손가락 쳐들고 '네가 최고야' 세 번 크게 외쳐주고
사랑하는 남자가 돈이 없을 땐 담배 한 갑 소주 한 잔 사주고 뽀뽀로 받으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뚱뚱할 땐 꽉~ 안기고 싶으니 뱃살만 어떻게 처리해달라고 애원하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못생겼으면 '내 애인은 잘 생겼다. 잘생겼다' 내게 마법을 걸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콩밥을 좋아하면 넌 콩밥 난 흰밥 적성대로 따로 먹으면 되고
사랑하는 남자가 요리를 못하면 설거지를 딱 부러지게 가르치면 된다
사랑하는 남자가 어떻든 이미 콩깍지 씌운 내 눈은 모든 것을 좋게 받아들인다
정말이지 그 콩깍지는 대단해서 모든 걸 다 해결하게 한다
하지만, 하지만!
어쩌다 콩깍지가 벗겨져 버리면 그렇다면?
주어진 현실에 몸부림치고 울부짖지만 아무런 아무런 방법이 없다
나는 이미 내 사랑하는 남자에게 길들여져 버렸으니깐

 

 

Yuhki Kuramoto - Long Long 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