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tude

孤獨

fleurbleue 2007. 1. 20. 02:47

孤獨/ 시계소리



벽이침묵하는시각
침묵이벽을여는내방안
짙은어둠사이로너울거리는
오솔길
세월이서성이는발자국소리
무엇이모여어디로가는지
알길없는,그래서두려운걸음들

모눈종이같은시간위에서
나와이별한게어디쯤이었을까
가슴에무거운돌을달았었지
처음엔남은나에게
다음엔멀어지는나에게
가슴에고여들어머물고싶었어
어쩌면거침없이흐르고싶었는지도모르지

지금은
아름다운것들이천박해지고
평범한것들이진지해지는
삶의계절들이가까이지나는시절.
벽면에스미는잊혀질온갖소리들
평범하고하찮은것들
꼼꼼히갈무리하는적막의강,
벽속에선시계소리만또박또박걸어나오고
깊이조차알길없는시간위에생각없이서서
겉돌다가
겉돌다가
나는아주작은소금쟁이가되어
빈곳빈시간
달그림자맑은수면위에서
벽속에서또다시걸어나온
생의절대고독을일으켜세운다

어느새창을넘어들어온미류나무그림자도
오래도록생각에잠긴다.

Bach, Partitas-Jascha Heifetz/ Sarabande